지난 사흘 동안 인턴 공고를 찾아보며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다시 한번 희망 직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학년 대학생일 때는 그저 마케터가 하고 싶었고, 그 후 친구와 창업함으로써 데이터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변화를 만드는 것에 마음이 이끌렸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데이터 분석가를 목표로 살았다. 그런데 최근에 학교 취업지원팀과 상담을 하며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분야들을 제안해 주셔서 혼란이 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의 업무가 프로덕트에 가시적인 변화를 일으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를 듣고 상담 선생님께서는 전략기획이나 서비스 기획자 직무가 더 적합하다고 말씀하셨다. 기존에 기획 업무를 따로 생각하지 않은 이유는, 기획만 하는 직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데이터를 볼 줄 모른다면 논리적으로 문제를 도출하지 못하고, 개발할 줄 모른다면 제안하는 모든 것은 상상 속의 산출물이고, 디자인 감각이 없다면 고객 경험이 제한된다. 각 실무자들과 소통을 하더라도 그 전에 아이디어를 기획’만’ 한다는 것은 소위 ‘뇌피셜’로 무언가를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최종 목적지는 프로덕트 매니저같이 기획 업무도 하는 직무일지언정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제안에 대해 정보가 많이 없어 찾아보기로 했다. 회사마다, 상황마다 직무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기획자에 대한 객관적인 팩트보다는 기업들과 현직자들이 얘기하는 직무에 대해 찾아보고자 유튜브에 검색했다. 서비스 기획자로 검색하여 나온 스무 개 가량의 영상들, 전략기획으로 검색하여 나온 열 몇 개의 영상들, 그리고 대학 제휴로 무료 현직자 직무VOD가 제공되는 코멘토 플랫폼에서 열 몇 개의 영상들을 지난 사흘 간 보며 엑셀에 JD, JS, 우대사항과 직무에 대한 참고사항을 정리했다. 이전에 데이터 분석가 계열 및 마케터 계열을 조사할 때는 원티드나 슈퍼루키에서 실제 채용 공고를 보며 이 작업을 했었는데 같은 직무여도 업종과 산업군에 따라 요건이 매우 상이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획자의 경우 요건이 더 광범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영상으로 먼저 접하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기본적인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정 직무에게 꼭 필요한 요건들도 존재하지만, 그 전에 우선 어느 직무에게나 필요한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능동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중요하다. 강의와 브이로그들에 나온 현직자들이 모두 유관 직무에 인턴이나 공모전 등의 경험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겠지만, 전공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획자 특성 상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대다수 포진해 있었다. 전공이나 수많은 대외활동보다는 겪은 경험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표출된 기본적인 능력을 깨닫고 그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험이어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예를 들어, 친구와 전에 창업했을 때 내가 법인 설립 과정을 도맡아 했었다. 당시에는 회사 운영 업무의 일종으로 곁가지 업무에 속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조사한 영상들 중에서 전략기획팀이 해외 신사업 기획을 하며 실제로 인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나왔다. 법인을 설립해본 내 경험은 위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유니크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똑같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법인 설립 이면에 있는, 필요 업무를 조사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해 진행하는 등의 기본적인 능력들을 설명해서 어필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능력들을 키우려면 많이 학습하고, 고민하고, 표현해야 한다. 어디선가 인풋을 꾸준히 받고, 내가 스스로 컴퓨팅을 한 다음에, 증거물로 아웃풋을 기록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에 독서와 글쓰기가 무조건 포함되는 이유가 있다. 이 사이클을 목표로 오늘도 학습하고 고민한 내용을 표현한다.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필요 요건들은 다음 글에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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